일본에 왔다면 한 번쯤은 들러야 할 것 같은 분위기의 이자카야 시루베에. 시부야 역 근처에 위치해 있지만 입구를 찾기가 쉽지 않은 곳이다. 엉뚱한 건물에서 숨은 길을 타고 들어가야 발견할 수 있다. 게다가 겨우 입구를 찾아도 그 크기가 너무 작아서 몸을 웅크리고 들어가야 한다😱. 입장하는 것만도 엄청난 모험을 떠나는 듯한 기분이 든다.
일단 들어가면 바깥과는 아예 다른 세상이 펼쳐진다. 손님들은 시끌벅적 이야기를 나누고 직원들도 분주히 움직이고 있었다. 특이하게 신발을 벗고 들어가야 했다. 우리는 지하로 안내 받았는데 내려가는 계단도 어딘가 비밀스러운 느낌이 들었다.
아마 시그니처 메뉴일 듯한 시메사바를 시키고, 새우볶음밥이랑 스테이크를 시켰다. 가격이 그리 비싸지 않기에 부담 없이 원하는 메뉴를 시킬 수 있었다. 모두 엄청나게 맛있었고 특히 고등어는 아부리 쇼맨십이 아주 매력적이었다. 맥주는 에비스 생맥을 시켰다. 오래간만에 먹는 시원한 라거에 기분이 더 좋아졌다. 에비스 하프 앤 하프가 있길래 뭔가 해서 시켜 봤더니 정말로 그냥 라거랑 다크 라거를 반반 블렌딩 해서 주더라. 한국에는 맥주를 섞어 마시는 문화가 그리 활성화되어 있지 않아 신기한 광경이었다. 하프 앤 하프는 생각보다 밸런스 좋게 스모키 해서 아주 맛있게 들이켰다. 1:2 비율로 섞어 주는 맥주도 있으니 기회가 된다면 비교 시음해 보는 것도 흥미로울 듯하다. 뭔가 아쉬워서 추가로 주문한 치즈 튀김 역시 맛있게 먹었다. 같이 나오는 소금 찍어도 맛있고 딸기잼을 곁들여도 훌륭하다. 분명 고급스러운 맛은 아니지만 술이든 안주든 아주 대중적으로 잘 세팅되어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재미있는 가게지만 여느 일본의 가게들처럼 흡연이 가능한 장소임에 주의해야 한다. 게다가 밀폐된 장소이기까지 해서 담배 연기를 싫어한다면 가지 않는 것을 추천한다. 그리고 시모키타자와에 같은 이름의 이자카야가 있으니 헷갈리지 않게 조심해야 한다.